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ndsoft_news_ad1

<뉴욕은 지금> 新경찰국가 미국의 힘은 '핵' 아닌 '달러 시스템'

기사승인 2018.05.17  08:45:01

공유
(뉴욕=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미국은 세계의 경찰국가가 아니다. 방위비 부담액을 늘리라"고 동맹국에 말했다. 재정 적자에 따른 방위비 부담이 발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와 별개로 현실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장악력의 원천은 여러 가지다. 우월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막강한 군사·외교력은 물론이고, 요즘 눈에 띄는 것은 세계 기축 통화 달러를 기반으로 한 결제시스템의 힘이다. 요즘 진짜 힘은 핵미사일이 아니라 여기에서 나온다는 사례는 즐비하다. 미국 정부와 금융 감독 당국도 이 지렛대를 쥔 손아귀 힘을 더 높이고 있다.



   




<그림 설명 : IMF의 2017년말 세계 준비 통화 비중. 달러가 파란색, 유로화가 하늘색, 파운드화가 청록색, 엔화가 연두색, 캐나다 달러화가 자주색, 호주 달러화가 보라색, 위안화가 갈색>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세계 준비 통화로써 달러의 비중은 4년 내 가장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대 비중은 60%대를 유지한다. 통화별로는 압도적 1등이다.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유로화가 20%, 엔화와 파운드화가 5% 정도다.



중국 위안화는 캐나다 달러화, 호주 달러화 다음이다. 지난해 3월 중국 당국이 이르면 하반기께 달러 대신 위안화로 원유를 결제할 것이라는 소식을 내놓고, 5월에는 국제 은행 간 위안화 결제시스템을 영업일에 12시간 운영하던 것을 24시간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따라잡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림 설명 : 국제 통화들의 위상 비교. 맨 오른쪽 위가 달러다. 가로축은 세계 외환시장 거래량, 세로축은 세계 유동부채 규모. 출처 : IMF>



최근 몇 년 간 미국 감독 당국은 미국에 진출한 해외 은행에 대한 감독 강도를 높였다. '준법감시'라는 큰 틀 속에서 '자금 세탁'과 관련해 지점 내부에 별도 감사 조직 신설과 인력 배치, IT 시스템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어느 때라도 특정 결제에 관한 정보를 바로 제출할 수 있게 하라는 구체적 요구를 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에서 영업 수익이 뻔한 국내 은행의 지점은 막대한 비용 부담이 크다.



해외 은행이 미국 감독 당국 지시대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점이 없으면 현지 고객에 대한 접점이 없어질 뿐 아니라 달러 결제시스템에 대한 접근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2014년 세계 해외 거래에 사용되는 통화의 50%가 달러였다. 유로화가 30% 수준이다. 해외 은행이 미국에 없더라도 달러 결제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달러 결제 시스템과 연결된 다른 금융회사에 수수료를 더 내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도 더 걸릴 수 있다.



   




<그림 설명 : 2012~2014년 세계 통화별 사용 비중 추이. 출처 : SWIFT>



미국 달러 결제시스템의 힘은 1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에도 통했다. 2017년 9월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유엔제재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이 미국 및 국제 달러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은 태도가 돌변했다. 대북 석유제품 수출을 제한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금수를 발표한 데 이어 중국 내 북한 기업에 대해 120일 내 폐쇄하라고 통보하는 등 대북 압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경찰국가 역할을 군사력이나 외교력이 아니라 사실상 달러 결제시스템을 통해 하고 있다. 달러 결제라는 통로를 타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세계가 된 덕분이다. 현재 이 지렛대의 힘에 도전할 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 올해 초 비트코인 등 암호화 화폐라는 새싹도 심한 견제를 받고, 비틀거린 바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경찰국가가 아니라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변한 것은 없다. 수단이 달라졌을 뿐이다. (이종혁 특파원)

liberte@yna.co.kr

(끝)

이종혁 기자 liberte@yna.co.kr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bottom
ndsoft_news_ad3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