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LG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구본무 ㈜LG 회장이 20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73세.

구본무 회장은 1년간 투병하는 가운데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평소 뜻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하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945년 경남 진주 출생인 구 회장은 지난 1995년 2월 22일 LG 회장으로 취임해 지난 2015년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건강 악화를 이유로 경영일선에서는 사실상 한발 물러나 있었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이다.

구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LG그룹의 외형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주도했다.

회장 취임 이후 전자와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사업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이후에는 자동차부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성장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LG디스플레이를 세계 1위 디스플레이업체로 만들고, 그룹 모태인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독려해 중대형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웠다.

지난 1998년 말 LG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영위하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따로 분리해 'LG LCD'를 만든 것은 구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

지난 1999년에는 네덜란드 필립스로부터 16억달러 자본유치에 성공했고 2008년에는 단독법인인 LG디스플레이를 출범했다.

그룹의 외형은 글로벌 기업으로 손색없을 만큼 커졌다.

특히, 1994년 말 30조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10조에서 약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신장했다.

구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를 마련해 선진적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난 2003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했다.

럭키금성에서 CI를 'LG'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도 구 회장이다.

당시 회장 취임 직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는 것에 대해 주변의 반대가 심했으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CI 변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1975년 당시 럭키금성에 입사해 10년 뒤인 1985년 럭키금성그룹 기획조정실 전무이사에 올랐다. 이후 1995년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과 LG복지재단 대표이사, LG연암학원 이사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버지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부회장,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이 있고,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등이 있다. 장자인 구 상무는 경영권을 이어받아 LG그룹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일 별세한 구본무 ㈜LG 회장.(※사진=㈜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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