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구본무 회장이 20일 별세하면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

구 상무는 그러나 당분간 회장직에 오르지 않고 그룹 현안을 두루 살피고 당분간 구본준 ㈜LG 부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진의 보좌를 받고 LG그룹 승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은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당분간 총괄한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구 상무가 아직 41세에 불과하고, 구 회장의 건강이 악화한 지난해부터는 구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LG그룹의 경영 전반을 살폈기 때문이다.

구 상무가 지난 17일 ㈜LG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미리 후계구도 변화에 대비하려 했으나 구 회장이 다소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당분간 '임시' 경영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

구 상무는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家의 전통에 따라 아들이 없는 구 회장이 지난 2004년 입양했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LG전자 상무로 자리를 옮긴 구 상무는 그룹의 신성장사업 가운데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부문을 총괄하는 ID사업부장을 맡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현장을 누비면서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통해 구 상무는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구 회장의 건강이 악화한 상태에서 3대 주주인 구 상무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의사 결정에 관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LG그룹은 "구 상무가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LG그룹은 구 상무가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한편 소탈한 성격"이라고 평했다.

이에 앞서 LG그룹은 구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검찰이 사주일가의 탈세 혐의로 LG그룹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사주일가가 구 상무에게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된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이 부족해 증여세나 양도세 등을 내지 않고 LG그룹 사주일가가 장내 거래를 통해 구 상무에서 지분을 넘긴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구 회장의 ㈜LG 지분율은 11.28%, 구 상무는 6.24%, 구 부회장은 7.72%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6.6%에 해당한다.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 결과에 따라 LG그룹은 탈루한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7천억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한편, LG그룹은 과거 경영권 승계 과정을 볼 때 구 회장의 동생인 구 부회장은 계열 분리를 통해 별도의 사업 영역을 구축해 독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광모 LG전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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