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20일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남다른 사회공헌 철학을 몸소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LG 의인상'을 제정한 것도 구본무 회장이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5년 LG 복지재단을 통해 제정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현재까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ㆍ굴착기 기사와 같은 '시민 의인' 등 70명이 넘는 'LG 의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의인상 외에도 의로운 행동과 투철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이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지난해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에게는 사재로 위로금 1억원을 전달했다.

1997년에는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공익재단 LG상록재단을 설립했다.

구 회장은 "우리 후대에게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평소 의지에 따라 LG상록재단을 통해 경기도 곤지함 일대에 생태수목원 '화담숲'을 조성했다.

'화담'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으로 구본무 회장의 아호이기도 하다. 그만큼 화담숲에 단김 구 회장의 관심이 각별하다는 의미다.

4천300여종 이상의 식물과 20여개 테마정원으로 조성된 화담숲은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자연생태 그대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우수 품종의 무궁화 500주를 식재한 '무궁화동산'도 있다.

LG상록재단은 조류 보호 사업을 통해 자연 생태보호에도 나선다.

2000년에는 한반도에서 관찰된 조류 450여종을 망라한 조류도감 '한국의 새'를 발간하기도 했다.

구 회장의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대학교수들을 선발해 1년간 해외연구를 지원하는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구 회장은 사업에 있어서는 엄격한 승부사지만 평소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우러나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항상 약속 시각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상대방을 기다리는 데서 이런 면모가 드러난다. 틈틈이 경영진에게 '자만을 경계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당부하면서 리더로서의 배려와 소통을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재벌 총수 같지 않은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를 지녀 구 회장을 처음 만난 사람은 대부분 놀란다고 한다.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 시에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토록 했고, 주말에 지인 경조사에 갈 경우에는 비서 없이 홀로 가는 경우도 있다.

수수한 옷차림에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어울리는 회장으로 재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학생들이나 직원들에게 격이 없이 다가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라고 먼저 권하기도 하는 등 자상하고 마음씨 따뜻한 회장이었다고 한다.





<2006년 열린 LG테크노콘퍼런스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 (※사진=㈜LG 제공)>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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