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한 우려로 큰 폭 상승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6달러(1.4%) 상승한 72.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 공백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지속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날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관한 미국의 경제 제재 이슈가 동시에 떠올랐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주말 치러진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복원을 지원하고자 신속히 경제·외교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민이 석유 관련 등 베네수엘라의 자산 취득을 제한하는 제재를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경제 위기로 이미 산유량이 큰 폭 줄었다.

미국은 또 이란에 대한 압박도 고삐를 조였다.

미국은 이날 이란에 대해 우라늄 농축 중단 등 한층 까다로워진 12개 요구사항을 담은 새로운 합의를 체결하자고 요구했다.

미국은 시리아 철군, 이스라엘 위협 중단, 예멘·레바논 반군 지원 중단 등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강연에서 이런 새로운 합의를 수용한다면 기존제재 해제는 물론 외교·경제적 관계를 복원하고 현대화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만약 거부한다면 이란이 협상에 나설 때까지 역대 최고로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했다.

미국의 압박에 대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나라들은 독립적인 만큼 지금 세계는 미국이 세계를 위해 결정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반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나라의 지원 아래 우리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봉합된 점도 유가의 큰 폭 상승을 거들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양국의 수입품에 대한 고울 관세 부과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에너지와 농산품 등에서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려 대미 무역흑자를 감축하기 위해 노력기로 했다.

미국과 주요국이 무역전쟁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경감됐다.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원유 수요 증대 기대로도 이어지는 요인이다.

유가 상승 재료들이 분출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공급 충격 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우디아라비아의 향후 행동 가능성 정도가 상승 압력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레벨부담도 커질 것으로 봤다.

롱 리프 트레이딩 그루브이 스캇 게카스 수석 전략가는 "사우디가 이미 베네수엘라 공급 부족을 메우겠다고 약속했다"며 "게다가 현재 시장의 원유 매수 포지션이 매우 깊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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