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줄이고 이익률을 개선하면서 건설사 채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택사업 불확실성에 일감이 위축될 수 있지만,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23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시가평가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를 보면 전 거래일 무보증 회사채 'A+'등급의 3년물 민평금리는 3.10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2.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연중 3.24%대까지 올랐던 이 금리는 이달 들어 3.1%대 중반에서 맴돌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이와 신용등급이 같은 대림산업의 3년물 금리는 3.012%다. 작년 말보다 14.6bp 하락했다. 약 6개월 전만 해도 같은 등급 평균 대비 금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반대 상황이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신용등급이 대림산업보다 다소 낮지만, 국내·해외, 주택·토목 등 건설분야 전반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건설사들의 금리도 하락세다. SK건설(A-)의 3년물 금리는 올해 72.4bp나 급락해 4.088%를 기록했다. 포스코건설(A)은 7.9bp 내려 4.15%를 나타냈다.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줄인 영향을 받았다. 국내 주택사업 등으로 이익률이 개선되면서 투자자가 모였다. 미청구공사까지 감소해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어졌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국내 분양시장 호조와 해외 플랜트 준공 등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비중이 작년 말 기준 평균 30.3%까지 낮아졌다"며 "미청구공사도 줄어 손실리스크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이어지겠지만, 지방 미분양과 정부의 규제로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이 문제다.

상대적으로 높은 건설사 채권의 금리 이익을 오래 누리려면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데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북한이 중국처럼 도시개발과 경제개발 특구를 통한 성장을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정부의 신경제지도 구상과 북한의 계획이 지역적으로 유사하고 동북아 경제 질서에 주도적인 위치에 차지하려는 동일한 목표가 있어 공동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독일 통일 이후 인프라 개발과 개발투자 수요로 독일 건설사들도 수주가 급증한 경험이 참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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