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경기국면 판단을 두고 논쟁을 벌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31일 청와대에서 조우했다.

김 부총리와 김 부의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다.

지난해 국가재정전략회의가 당·정·청 인사 200명 이상이 참석해 이틀간 진행된 것과 달리 이번 회의는 토의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일정을 하루로 줄였고, 인원도 80여명으로 축소한 데 따라 두 사람의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 않았다.

회의가 열리기 전 김 부총리가 먼저 김 부의장에게 다가가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장외에서 논쟁을 벌이며 앙금이 남아있을만도 했지만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이어갔다.

지난 14일 김 부의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지표로 보아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글을 올린 이후 경기국면 판단을 두고 두 사람은 논쟁을 이어왔다.

김 부총리는 지난 17일 김 부의장의 평가에 대해 "지금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반박으로 여겨지는 발언이었다.

김 부총리는 "수출은 3∼4월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 이상이었고 산업생산도 광공업 빼고 나쁜 흐름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지금 경기에 대해 여러 내용, 메시지가 혼재된 상황으로 경기 흐름이 꺾일지 올라갈지 중요한 전기가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 부총리의 반박을 적시한 뒤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현상이 나타나게 하는 구조는 현상의 추세를 결정한다"고 지적하며 재반박했다.

이후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 19일 "경제성장률이 낮은 데다 수출증가율도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경기회복 판단은 오판이라고 지적하며 논쟁이 격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지난 28일 KBS1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에서 김 부의장의 '경기 침체 초입' 발언 등 경기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생산적인 토론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을 보인 데 따라 논쟁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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