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우리은행이 교보증권 인수를 추진한다. 지주사 전환으로 생기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는 교보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교보생명과 협상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 54.6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우리은행은 교보생명과 협상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간접 인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앞서 국내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것과 같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 인수금 3천100억원 가운데 1천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어 나중에 이를 행사하면 지주회사 체제에서 자회사로 둘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펀드의 만기는 내년 7월이다.

우리은행 고위급 관계자는 "인수를 검토하는 건 맞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교보증권 인수 추진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관련 법에 따라 출자 여력이 지난 3월 말 기준 7천억원에서 7조원으로 약 10배 증가한다.

우리은행이 막대한 실탄을 기반으로 대규모 인수ㆍ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했지만, 당장 여러 금융사와 시너지를 내기에 다른 증권사를 '통'으로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간접 인수라도 교보증권을 품게 되면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지 4년 만에 증권업에 사실상 다시 진출하게 된다.

교보증권의 몸값은 '합리적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회사의 지난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천636억원 수준이다.

교보생명이 보유한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교보증권의 몸값은 3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M&A는 단순히 교보증권 등 중견 증권사 인수에 그치지 않고, 신탁 등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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