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를 이룰 것인지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숏커버로 반등하거나 혹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12일 진단했다.

대부분의 외환딜러들은 북미 정상회담 관련 변수가 이미 가격에 대거 반영된만큼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정상의 즉흥적인 성격에 비춰봤을 때 일부 돌발변수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이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따르면 두 정상은 오전 9시(싱가포르 현지시간)부터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간다.

이후 확대 정상회담(10∼11시 30분), 업무 오찬(11시30분∼), 기자회견(오후 4시∼) 순서로 이어져 장중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북한 비핵화 합의가 기존에 언급됐던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한다면 기존의 숏포지션이 정리되는 이벤트가 되겠으나 '검증' 부분이 확실히 언급될 경우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에 북한의 비핵화 방식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 수준으로 합의되고 미국측이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미국의 대북 체제 안전보장)를 약속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10원 이상 하락할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또 CVF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빠른 폐기)와 CVFG(완전검증하고 빠른 체제보장) 조합의 경우 5원가량 하락할 재료가 된다고 봤다.

숏커버에 따른 달러-원 고점 전망은 1,070원대 후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른 저점 전망은 1,060원대 초반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번 회담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긴 쉽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CVID와 CVIG가 동시에 합의문에 언급되고 바로 효력을 나타낸다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VID 정도가 가능성이 있고 두 이슈가 동시에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맛만 보는 수준이면 숏커버로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정상들이 만날 때는 이미 초안들이 다 합의된 상태겠으나 두 정상의 성격상 돌발성이 있을 수 있다"며 "기존에 합의된 이상의 결과가 나오거나 오히려 합의가 엎어지는 등의 돌발변수가 없다면 크게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등 주요 통화정책 이벤트가 산적해 있어 복합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상회담 결과에 더해 미국 금리 인상 선반영, ECB 양적완화 축소 경계가 부각될 경우 달러가 약세로 흐를 개연성이 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좋을 것이기 때문에 달러-원 하락 재료"라면서도 "최근 1,060원대 진입 가능성이 컸으나 그때마다 저가 매수로 올라왔고 신흥국 불안 등 펀더멘털 재료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FOMC가 최근 남미 이슈로 강력하게 매파 입장을 내기 어려워 보여 이벤트 후엔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으로 하락하더라도 저점은 1,065원 선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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