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소강상태를 보인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41포인트(0.17%) 하락한 24,657.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73포인트(0.17%) 상승한 2,767.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93포인트(0.72%) 오른 7,781.5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 및 주요국간 무역정책 갈등의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산유국 회담을 앞둔 국제유가 동향도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지속해서 미국 관세에 대해 보복조치를 하면 추가 4천억 달러, 총 4천500억 달러 상당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중국도 500억 달러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발표한 이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일으키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경제 무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화가 대항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무역전쟁을 고집스럽게 일으킨다면 우리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하고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와 미국의 무역갈등도 여전하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철강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산 제품 32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했다. 러시아도 미국 철강 관세에 맞서 최대 5억4천만 달러어치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날은 미·중 무역정책 관련 추가적인 악재는 나오지 않으면서 증시 투매 움직임도 진정됐다.

독일 자동차 업계가 미국과 유럽 간 자동차 무역에 완전 무관세를 추진하는 방안을 무역갈등 해결책으로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무역관련 긴장을 다소 억제할 수 있는 소식도 전해졌다.

나스닥은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등의 주가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 뉴욕증시에서는 핵심 기술주가 마치 안전자산과 같은 역할을 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기술주 투자 쏠림 현상이 과거 IT 거품기 당시와 흡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이날 반등한 점도 에너지주 중심으로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오는 22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非) OPEC 산유국 회담에서 우려보다 온건한 증산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부상한 데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큰 폭 줄어든 점이 유가를 끌어 올렸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이날 일부 회원국 장관들과 만난 이후 OPEC 회담의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는 전일 합의가 불발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발언으로, 이란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온건한 증산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5달러(1.8%) 상승한 66.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여기에 월트 디즈니가 21세기폭스 인수 가격을 713억 달러로 상향하는 등 인수합병 관련 소식도 증시에 도움을 줬다.

이날 종목별로는 다우지수에서 퇴출이 결정된 GE 주가가 0.5% 하락했다. 반면 GE를 대체할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 주가는 5% 올랐다. 21세기폭스 주가는 7.5% 상승했다.

반면 스타벅스 주가는 내년 150개 이상 매장을 닫겠다는 계획과, 3분기 매출 전망치 하향 조정 여파로 9.1%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임의 소비재 분야가 0.48% 상승했다. 에너지주는 0.43% 올랐고, 기술주는 0.33% 상승했다. 반면 금융주는 0.31% 내렸고, 소재 분야도 0.39%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0

.4% 감소한 543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1.5% 증가한 554만 채였다.

상무부는 1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천241억5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6.9% 늘었

다고 밝혔지만, 시장 예상치 1천300억 달러보다는 적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강한 경제 상황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면서 기존의 긴축적인 입장을 재차 드러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갈등 긴장이 지속해서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 주식 전략가는 "미국 정부는 무역 문제를 단순히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보는 것 같다"며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상관없이 무역전쟁 관련 우려가 지속해서 시장의 테이블에 올려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19% 하락한 12.79를 기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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