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윤시윤 기자 = 1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소비자 심리지수를 두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우려할 것 없다며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고용부진을 두고 이견을 나타냈던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향후 일자리 대책 등에서 경제팀의 단합된 모습을 유지할지 주목됐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에 대해 "장기추세선을 상회하고 있어서 너무 비관적으로 볼 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소비지표란 게 그 지표 외에도 실물 쪽 소비지표도 봐야 되니까 종합적으로 보려 한다"며 "아마도 조금 떨어지는 게 고용, 유가 문제와 관련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김현철 경제보좌관도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에 대해 김 부총리와 같은 견해를 보였다.

김현철 보좌관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연합인포맥스와 만나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에 대해 "심리라고 하는 것은 굴곡이 있다"며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모습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쇼크 수준의 고용부진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제시해 우려를 샀다.

지난 15일 통계청 고용동향에서 5월 취업자 수가 7만2천명으로 8년4개월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김동연 부총리는 긴급 간담회를 열어 "충격적이다. 저를 포함해 경제팀 모두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가급적 기술적 이야기나 논리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고용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정부가 인정하고 국민이 우려하는 바에 대해 정부가 함께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런 김 부총리의 당부에도 청와대는 장마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거론하며 기술적인 설명을 시도했다.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은 같은 날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에 출연해 "봄비 치고는 꽤 많은 양의 비가 계속 내렸다"며 "그런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경제팀의 수장인 김 부총리의 영이 서지 않은 모습은 다시 리더십 논란을 낳았고 결국 청와대는 지난 26일 경제수석과 일자리 수석을 교체했다.

한편, 28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국제콘퍼런스에서는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동연 부총리가 나란히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한때 국내 경기 진단을 두고 김 부총리와 이견을 보였던 김광두 부의장은 "국제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날"이라며 "국내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고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김 부총리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등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 달라진 김 부총리의 위상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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