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기업과 개인이 들고 있는 달러화 예금이 9개월 만에 600억 달러를 밑돌았다.

북미 정상회담 등의 이벤트가 소화되고 달러-원 환율이 1,100원대로 껑충 뛰면서 기업들이 달러 예금을 대거 내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말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달러 예금이 전월보다 58억9천만 달러 감소한 566억5천만 달러라고 16일 공개했다.

기업이 53억9천만 달러를 매도했고, 개인이 5억 달러를 팔았다.

달러 예금이 600억 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9월 546억5천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이다.

특히 감소 폭은 지난해 6월 53억9천만 달러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달러 예금은 4∼6월 3개월 연속으로 134억3천만 달러나 축소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의 부담이 갈수록 줄어드는 셈이다.







달러 예금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2016년 이래 꾸준히 늘어났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600∼700억 달러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4∼5월 달러-원 환율이 1,065∼1,085원 박스권에 갇히면서, 수출업체들은 1,080원대에서부터 달러를 팔기 시작했다.

6월에는 달러 예금 감소 폭이 더 확대했다.

달러-원 환율이 박스권을 뚫고 1,120원대로 급등함에 따라 업체들이 서둘러 달러를 매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단절된 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글로벌 달러 강세도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위안화 약세를 부채질했고, 원화는 위안화에 연동하는 정도가 심해졌다.

기업 달러 예금이 급감하면서 달러 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20.9%)이 사상 최초로 20%를 웃돌았다.

개인은 6월 말 118억3천만 달러의 달러 예금을 소유하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의 83.8%를 차지하는 달러 예금이 줄어들면서 전체 외화예금도 감소했다.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676억2천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71억7천만 달러 줄었다.

외화예금이 700억 달러를 하회한 것도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감소 폭 역시 지난해 6월 63억3천만 달러를 웃도는 역대 최대다.

기업예금이 64억5천만 달러, 개인예금이 7억1천만 달러 감소했다.

통화별로 엔화 예금은 49억2천만 달러에서 44억3천만 달러로 4억9천만 달러 줄었다.

유로 예금은 39억5천만 달러에서 36억1천만 달러로 3억4천만 달러 감소했다.

위안화는 12억5천만 달러에서 10억9천만 달러로 1억6천만 달러 빠졌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이 573억3천만 달러, 외국계 은행 지점이 102억9천만 달러의 외화예금을 가지고 있었다.

전월 대비 각각 63억7천만 달러와 8억 달러 줄었다.

한국은행은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라 수출기업의 현물환 매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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