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핵심 기술주인 넷플릭스 실적 부진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안도하며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파월 의장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방침에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달러화가 파월 의장의 낙관적인 미국 경제 전망으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도 리비아 수출 차질 우려로 소폭 올라서 마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미국의 경기 상황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강한 고용시장 상황에 더해 최근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가 현재까지 견조하게 성장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현재 최선의 방향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도 "더 커진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기업들은 설비투자 계획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발언은 경기 호조를 재확인한 것은 물론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누그러뜨린 것으로 평가됐다.

일부에서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 유지가 '현재' 최상의 방안이라고 말한 점이 향후 연준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무역전쟁의 부작용 발언도 연준이 올해 무조건 금리를 4번 올릴 것이란 우려를 경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연준은 6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월 하락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 0.7% 증가보다는 부진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7월 주택시장지수는 68로, 전월과 동일했다. WSJ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도 68이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53포인트(0.22%) 상승한 25,119.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12포인트(0.40%) 상승한 2,809.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40포인트(0.63%) 오른 7,855.12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2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상원 증언을 주목했다.

이날 주가는 넷플릭스의 실적 실망으로 그동안 탄탄한 상승세를 보여온 주요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며 하락 출발했다.

넷플릭스는 전일 장 마감 이후 내놓은 실적에서 2분기 가입자 순증은 515만 명으로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 620만 명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또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이던스)도 시장 기대 0.72달러보다 낮은 0.68달러로 제시했다.

넷플릭스 주가가 개장 전 거래에서 13% 내외 하락하면서 이른바 '팡(FANG)'으로 불리는 대표적 기술주 페이스북과 아마존, 구글 등의 주가도 약세로 출발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파월 의장의 상원 증언을 소화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새로운 불안 재료가 추가되지 않는 가운데 파월 의장 증언에 안도감도 형성되면서 주가는 반등 흐름을 지속했다.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주요 기술주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 넷플릭스도 낙폭을 크게줄였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프라임 데이' 흥행 기대도 가세하면서 1.2%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종목별로는 넷플릭스 주가가 5.2% 하락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1.3% 상승했다.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는 하락세를 보이다 장 후반 반등하며 0.2% 올랐다. 골드만은 이날 10월부터 로이드 블랭크페인 현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뒤를 잇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존슨앤드존슨은 호실적에 힘입어 3.5% 올랐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순익 개선에도 보험료 수입 증가가 예상보다 부진해 2.6% 내렸다.

업종별로는 소재 분야가 1.32% 올라 가장 좋았다. 기술주는 0.81%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0.38%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의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무역전쟁의 가능성과 영향에 대해 알고 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도움을 줬다"며 "시장은 연준이 경제 상황이 어떻든지 올해 네 번 금리를 올릴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4.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0% 하락한 12.0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6bp 상승한 2.862%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4bp 오른 2.615%를 기록했다. 2008년 7월 30일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4bp 상승한 2.969%를 나타냈다.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들어 가장 높았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5bp에서 24.7bp로 축소됐다. 2007년 이후 가장 평탄화된 수준이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 집중했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라리 밀스테인 매니징 디렉터는 "파월의 증언은 최근 그에게서 들은 것과 일치했다"며 "새롭거나 놀랄 게 없었고 시장은 그에 따라 반응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또 6월 회의록에서 무역긴장에 대한 위원들의 우려는 늘어났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 무역긴장에 대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단 한 번 언급했을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연준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정말로 중요한 것은 중립금리의 수준"이라며 수익률 곡선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지만, 곡선이 담고 있는 중립금리 수준에 대해서 가장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이 수익률 곡선 움직임에 따라 금리 인상 경로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여러 지표 중 하나로 관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라프 채권 대표는 "연준이 수익률 곡선의 움직임에 반응하느냐, 아니면 원래 예상을 따르고 원하는 곳에 칩을 떨어뜨리느냐가 논쟁의 핵심이었다"며 "파월 의장은 후자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포트 글로벌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매니징디렉터는 "파월 의장이 역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으며, 더 중요한 부분은 연준이 역전에 영향을 미칠 어떤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때 파월 의장이 역전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호조세를 보이며 금리 인상 전망을 뒷받침했다.

지난 5월 예상치 못한 감소세를 보였던 미국의 산업생산이 6월에 다시 탄탄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광업과 제조업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다시 강한 경제를 보여줬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5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12.26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54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715달러에 비해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63엔을 기록, 전장의 131.51엔보다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5% 오른 94.961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이 끝난 이후 상승 폭을 더 키웠다.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3.1% 상승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경제학자는 "파월 의장의 낙관적인 톤을 보면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계속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웨스트팩 은행의 리처드 프랑울로비치 외환 전략 대표는 "파월 의장 발언에 비둘기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파월 의장은 왜 견고한 성장을 예상하는지 수많은 이유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응엔 외환 전략가는 "무역전쟁이 악화한다면 달러화가 안전 투자처로 상승할 것"이라며 "달러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더 많은 수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달러는 연준이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몇 달간 상승했다. 차입 비용이 올라가면 수익률을 좇는 투자자들에 달러는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점도 달러 상승을 도왔다.

6월 미국 산업생산이 광업과 제조업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다시 탄탄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지속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엇갈린 경제와 금리 전망으로 달러는 특히 엔화에 강세를 보인다. 이날 달러-엔은 112.92엔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수익률 곡선의 베어 스티프닝에도 달러-엔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베어 스티프닝은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보다 빠르게 올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것을 말한다.

TD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무역전쟁이 가속화되면 달러 강세를 제한할 것"이라며 "다만 무역분쟁이 미국 경제를 둔화하고 달러에 부담을 주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경제연대협정(EPA)을 공식 체결하면서 유로는 엔화에 대해 5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 내 극우파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가까스로 협상안을 통과시켰다. 파운드-달러는 통과 전 6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인 1.3071달러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통과 소식에 1.13113달러로 회복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2달러(0.03%) 상승한 68.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비축유 방출 가능성과 산유국 증산 등의 공급 증가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이란 원유 수입에 대한 강경한 제재방침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유가 상승 기대가 한풀 꺾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증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에 따라 WTI는 이날 장 초반에는 배럴당 67.03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 우위 흐름을 이어갔다. WTI는 전일에는 4% 넘게 폭락했던 바 있다.

WTI는 최근 1주일 동안 거의 10% 급락했다.

하지나 베네수엘라와 리비아 생산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된 점이 유가의 반등을 이끌었다.

리비아에서도 또다시 수출 차질 소식이 나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는 지난 16일 자로 자위야(Zawiya) 항만의 원유 수출에 대한 불이행(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NOC는 주말 동안 발생한 유전 운영 직원 납치 및 대한 유전에 대한 공격 등으로 샤라라(Sharara) 유전의 생산이 줄어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리비아는 최근 원유 생산 및 수출 정상화를 선언하며 유가의 급락에 일조했던 바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랴얀 수석 시장 연구원은 "리비아는 아직 믿을 만한 원유 공급원으로 평가해서는 안 될 것 같다"며 "리비아의 수출 불이행 선언이 재차 유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주요 원유 업그레이드 시설 중 두 개가 다음 주 시설 정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하루평균 70만 배럴의 수출용 원유를 취급했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 이후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점도 유가에 도움을 줬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비축유 방출 여부나 산유국의 실질적 증산 규모 등이 더 명확해져야 유가가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타이케 캐피탈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시장은 미국이 비축유를 방출할 것인지를 대기 중이다"며 "사우디와 러시아가 실제로 얼마나 산유량을 늘릴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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