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정지서 기자 = 한차례 불발됐던 ING생명 인수·합병(M&A) 작업이 재개되면서 신한금융지주가 유력 인수후보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품에 안으면 기존 신한생명과의 합병을 통해 생명보험업계 5위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13일 투자은행(IB)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신한금융에 매각 관련 재협상을 제안했다. (연합인포맥스가 13일 오후 4시 50분에 송고한 'MBK파트너스, ING생명 가격 낮춰 신한금융에 인수 제안' 기사 참조)

애초 올해 상반기 MBK파트너스와 신한금융은 배타적 협상 기간까지 가지며 협상을 벌였지만, 매각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일괄매각을 주장해온 MBK파트너스는 신한금융이 제시한 경영권 지분 30% 우선 인수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특히 매각가격을 두고 의견 차이가 컸다.

금융권이 예상한 2조 원 중후반의 매각가격은 신한금융이 수용할 수 없는 가격대였다.

하지만 MBK측과 신한금융이 재협상에 나서면서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히 연말 ING와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는 MBK측의 입장이 다급해진 게 아니냐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장기형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에 브랜드는 수익성과 연관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하면 PCA생명을 합병했던 미래에셋생명처럼 업계 판도가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5월 말 기준 ING생명의 총자산은 31조4천339억 원으로 PCA생명을 합병한 미래에셋생명(35조1천99억 원)보다 적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하면 기존 신한생명(30조2천724억 원)과 합쳐 NH농협생명(64조270억 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ING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천83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437.91%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상당히 웃돌고 있다. 또한, ING생명은 올해 말 상표권 만료로 다음 달부터 사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변경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생명보험업계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신한생명이 자력으로 덩치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ING생명 인수를 통해 대형 생보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역시 비은행 자회사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ING생명은 꽤 괜찮은 '빅딜'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아시아 리딩 금융으로의 도약을 강조하며 국내외 시장에서의 인오가닉 성장을 추진해왔다.

1등 계열사와 1등 사업부문을 늘리겠다는 취임 초 일성을 위해 ING생명은 필요한 M&A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이 최근 9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확충을 추진한 것 역시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여전히 오버페이는 없다는 전략은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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