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김예원 기자 = 국내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해외시장 중 중국과 홍콩, 동남아시아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ㆍ합병(M&A)한 기저효과가 가시화한 데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한 것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국내 4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ㆍ우리ㆍKB국민ㆍKEB하나은행의 해외 법인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해외법인은 586억1천300만 원을 번 신한베트남은행이다.

지난해 말 호주계 ANZ은행의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선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89%나 성장했다.

리테일을 앞세운 대출 영업을 기반으로 현지 자산영업을 늘려간 게 주효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27.76% 늘어난 447억5천9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그 뒤를 이었다.

현지 대출자산이 지난해 연말보다 1조 원 넘게 늘며 이자 이익이 많이 증가했고, 충당금 환입 요인도 발생해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KEB하나은행은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국법인에 대한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이들 두 곳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1천억 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PT KEB Hana Bank)은 297억7천6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1% 늘어나며 시중은행 해외법인 중 세 번째로 많은 수익을 냈다.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현지법인이 2014년 합병한 이래 현지 지점을 매년 늘려가며 소매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이 통했다.

신한은행 일본법인(SBJ은행)과 우리은행 인도네시아은행(인도네시아소다라은행)은 각각 289억 원과 224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SBJ은행은 일본에서 리테일 영업을 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으로 투자은행(IB)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 해외진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임에도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4.99% 급감했다.

인도네시아소다라은행은 지난해보다 15.28% 늘어난 224억1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낸 곳들도 대다수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2015년 신한은행이 뱅크 메트로 익스프레스(BME)를 인수하며 탄생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9억 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이익이 50억 원을 육박하며 428.3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해외진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국민은행도 규모는 적지만 가파른 성장세로 눈길을 끌었다.

국민은행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말 12억 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올해 상반기에는 80억 원 넘는 성과를 냈다. 현지 기업 대상 대출이 늘었고, 국내에서 진출한 기업들의 송금을 지원하며 외환 거래 매매이익도 급증했다.

홍콩법인도 5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325%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밖에 신한캄보디아은행(28억 원)과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13억 원), 국민은행 미얀마 법인(3억 원)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배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상징성 차원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도 유지해야 하는 법인인 반면 해외 실적의 대부분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나온다"며 "결국 리테일 전략을 어떻게 안착시키느냐의 문제인데 최근 현지 금융회사 M&A가 활발해지며 실적으로 효과가 가시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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