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중동 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향후 국내 채권시장에 강세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주말 메르스 환자 발생 소식이 전해진 후 열린 지난 9일 시장에서는 강세가 펼쳐졌다.

전 거래일(7일) 미국 10년 금리가 6bp 넘게 올랐지만, 국내 10년물은 1.0bp 내려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강세를 이끈 주요인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였다.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4천 계약 넘게 사들였다.

일부 참가자는 메르스 발병 소식이 숨은 강세 요인이라고 봤다.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과거처럼 메르스 확산에 소비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메르스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은 2015년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린 배경이기도 하다.

금통위는 당시 통화정책 방향결정문에서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015년 2분기 성장률은 소비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까지 출현하자 전 분기 대비 0.3%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2015년 1분기 0.9%에서 2분기엔 0.1%로 급격히 둔화했고,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도 전 분기 0.8%에서 -0.5%로 반전됐다

다만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다행스럽게도 과거처럼 메르스가 확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1명과 일상접촉자 5명 등 6명이 발열, 기침 등의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를 의뢰한 결과 5명이 1, 2차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 해제됐다고 전일 발표했다.

초기 대응 실패로 186명 감염에 38명 사망자를 낸 2015년과 차이가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메르스가 확산하면 경제활동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잠잠해지지 않았다면 강세 실현이 꽤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아직 메르스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걱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메르스 확산은 채권시장의 잠재적 강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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