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놓인 회사채 규모가 상당한 규모로 불어나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임스 매킨토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20일(미국시간) 기고에서 종종 투자자들이 위기 감지를 위해 회사채 시장을 들여다본다며 현재 표면적으로는 문제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숨겨진 위협이 심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음 위기 땐 채권자들의 고통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신용 시장에서 두 가지 신호가 감지된다면서 회사채 금리가 과도하게 낮고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운다고 말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회사채 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가격이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가장 위험한 회사채부터 던질 수 있다면서 2007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고점을 찍기 수개월 전부터 미국 정크본드는 내리막을 걸었다고 전했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올해 여름 사상 처음으로 'BBB' 등급의 회사채 비중이 40%를 넘어섰다며 'BBB' 등급을 제외한 투자등급 채권 비중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금융 위기 무렵에도 'BBB' 등급 채권의 비중은 26%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BBB' 등급 이상을 투자등급으로, 'BB' 등급 이하를 투기등급 채권, 즉 정크본드로 분류한다.

따라서 'BBB' 등급 회사채는 투자등급 채권 중에서 디폴트 위험이 가장 큰 저질 회사채(Lower quality corporate bond)로 여겨진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기업들이 'BBB' 등급 채권을 대거 찍었다며 다음 불황 때 정크본드로 강등될 채권 규모가 상당하단 의미라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현재 발행사가 이미 정크본드를 발행했고 등급이 'BBB-'이면서 정크본드 강등이 검토되는 회사채의 규모는 5천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정크본드 시장 규모가 1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전체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다만,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채권 펀드 매니저들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채권 보유를 최소화하는 규칙을 세웠으므로 신용이 강등되는 채권을 즉각적으로 내던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얼마나 큰 규모의 신용 강등을 감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등급별 회사채 규모 추이>





<'BBB' 등급 회사채 비중과 'BBB' 등급 제외한 투자등급 채권 비중 추이>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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