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4일 단기물 금리는 이미 올해 한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라며 정부 인사의 금리 발언이 단기물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정부 이후 지속한 저금리가 유동성 과잉의 근본원인이라며 금리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 장관이 부동산 정책에서 유동성 정상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또다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김 장관의 발언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미 시장이 연내 한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한 가운데 인상 시기가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은 일단 연내 한차례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단기물 금리는 어느 정도 오르다 적정 수준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고용지표와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이면서 커브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미국 채권금리 급등에 더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며 "김현미 장관 발언 등의 영향으로 단기물은 약보합세로 시작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3일(미국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하루에만 12.20bp 급등했다.

민간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을 받았다. 또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발언하면서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약세 재료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국내 금리도 꽤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에서 보는 박스권 상단은 뚫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세를 이끌었던 대부분의 재료가 다 약세 재료로 바뀐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김현미 장관이 저금리를 지적한 데 이어 아침에 금융 불균형을 언급한 총재 멘트도 금리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