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황이 공급 과잉 우려로 촉발된 하강 기류에 있어 반도체 주가 위기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6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3.1% 급등하며 4월 10일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2.5%, S&P500지수는 1.8% 상승했다.

올해 들어 최대 15%까지 올랐던 SOX는 최근 2.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달 들어서만 SOX는 6.3% 하락했다.

잘 나가던 반도체주에 제동을 건 것은 모건스탠리 보고서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에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전망을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9월에는 D램 등 주요 반도체의 수요가 최근 악화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공급 과잉 문제가 2015년 업황 하락 때 경험했던 것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 SOX는 3.4% 하락했다. 2013~2017년 사이에 유일하게 하락한 해였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반도체주 매도세가 과도할 수 있지만, 반도체 제조사들이 결코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므로 투자자들에게 주의하라고 권유했다.

모건스탠리는 "2015년에 봤던 최근 조정과 오늘날의 반도체 펀더멘털에서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공급망에 축적된 초과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도체업계에서는 급성장하는 클라우드와 페타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수용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 구축, 인터넷 연결 기기와 자동차용 칩 등이 급증하고 있어서 공급 주기 자체가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산제이 마하트라 최고경영자(CEO)도 "새로운 기술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반도체 시장은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공급 과잉 상황이 2015년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반도체 칩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3%가 지난 6분기 동안의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부족하지 않도록 주문을 두 배로 넣었다고 답했다. 2015년 조사에서는 5%의 응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리드타임(주문에서 출하까지 소요 시간) 역시 늘어났으며 재고도 상당히 증가했다며, 모건스탠리는 이를 적신호로 간주했다.

응답자의 70%가 리드타임이 길어졌다고 답했는데, 2015년에는 32%였다. 재고가 늘어났다는 대답도 52%로, 2015년의 17%보다 많다고 모건스탠리는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는 2015년보다 내년에 더 심각한 반도체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메모리에 대해 예상해보면 2015~2016년에 봤던 것보다 더 상당한 축소를 예상한다"며 "공급 과잉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