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추진으로 M&A(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롯데카드가 주요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카드업계의 상황과 롯데카드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꼽으며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하고 있다.

18일 IB(기업금융)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주사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 롯데카드 등 주요 금융계열사의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순수 일반지주사인 롯데 지주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롯데 지주는 지난해 10월 1일 지주사체제를 출범했기 때문에 내년 10월까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 93.8%를 매각해야 한다.

이에 시장 일부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면 롯데카드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권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3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할 경우 총자산 21조 원 규모의 대형카드사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는 것이 부담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두 회사를 합해 1+1로 계산하는 방법은 무리가 있다"며 "수수료 인하 압박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덩치가 커지면 오히려 경영에 부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연구용역 결과 초안을 보고받고 내년부터 적용될 카드수수료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수차례 수수료 인하를 단행한 만큼 인하 여력은 많지 않지만, 마케팅비용 반영비율을 낮춰 인하 여력을 확보하려는 등 추가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민생 현안을 챙기기 위한 당내 조직으로 '민생연석회의'를 개최해 현행 2.3% 카드수수료율 상한선의 대폭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자금조달 및 대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체크카드의 수수료율도 현행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외적인 경영상황이 부정적인 가운데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좋은 않은 상황 역시 인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은 55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도 6월 말 기준 0.13%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6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총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보다 올해 상반기에만 124억 원의 순이익을 더 거뒀다.

이에 우리은행 역시 안정적인 지주사 전환 추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 인수 추진에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M&A가 불가능한 만큼 현재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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