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약속에도 이란 제재를 앞둔 공급 위축 우려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5달러(0.1%) 상승한 69.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언론인 피살 추정 사건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둘러싼 국제정세,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우려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는 자말 카슈끄지 피살 추정 사건 이후 원유시장에서 형성된 원유 무기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를 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1973년 석유금수 조치 등이 되풀이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알팔리 장관은 또 현재 하루평균 1천70만 배럴 수준인 산유량을 조만간 1천100만 배럴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사우디는 하루평균 1천200만 배럴 수준으로 산유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유 생산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국제유가도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하지만 차츰 반등해 소폭 오른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다가오는데 따른 공급 위축 부담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카슈끄지 피살 추정 사건 이후 사우디 관련 논란이 지속하는 점도 부담이다.

사우디는 카슈끄지가 터키의 자국 영사관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끝에 사망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터키에서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암살조에 의해 고문 끝에 살해됐으며, 시신도 훼손됐다는 설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터키 당국도 사우디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가 사우디 왕실의 개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도 사우디에 대한 제재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이슈와 이란 제재 이후 공급 차질 우려, 중기적인 원유 수요 둔화 우려 등이 뒤섞여 유가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섹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사우디의 증산 다짐에도 유가는 보합세로 마감했다"며 "사우디가 잠재적인 이란 생산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전략가는 "이란 원유 수출이 얼마나 감소할지는 여전히 큰 의문이다"며 "다음 달 원유 수출 감소 규모가 드러나면 다음 분기 유가 움직임이 어떨지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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