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최근 민감도가 높아진 미국 주식시장에 연동해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2bp 하락한 3.196%를 기록했다.

반면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3bp 상승한 3.383%를 나타냈다. 4년래 최고치인 3.401%에 다시 근접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전 거래일보다 0.5bp 오른 2.912%를 보였다. 2008년 6월 25일에 기록한 3.014%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9.1bp에서 이날 28.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국 국채시장은 주식시장을 따라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을 탐색했다.

지난주 미국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성장 둔화 우려 속에 급락했던 중국 증시가 당국의 잇따른 부양책에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장 초반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중국 증시가 아시아증시 상승을 이끌었고 장 초반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주가도 상승하면서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우려가 한발 뒤로 물러난 영향을 받았다.

간밤 상하이종합지수는 4.1% 급등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미국 기업들의 강한 실적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할지 투자자들의 긴장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하락 반전하기도 하는 등 엇갈렸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값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통상 무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국채는 주가 약세에 대한 헤지용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국채 값은 오른다. 그러나 가파르게 오른 국채수익률이 미국의 경제 모멘텀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역상관 관계가 무너졌다.

이번 주 1천80억 달러 규모의 단기물 발행도 앞두고 있어 미 국채시장에는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급증하는 공급 부담이 장기 국채 수요를 압도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계속되는 단기물 수익률 상승에는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점진적이고 꾸준한 금리 인상 계획에다 공급 부담까지 더해져 단기물은 고전하고 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셀 금리 전략가는 "국채 공급 우려와 연준의 사이클상 더 높은 금리에 대한 우려를 밸류에이션이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예산안과 관련된 긴장은 지속해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 바로 한 단계 위인 'Baa3'로 강등했다.

다만 등급 강등이 예상됐던데다 등급 전망이 안정적이어서 이탈리아 국채는 상승했다. 안정적 등급 전망은 조만간 추가 하향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9.2bp 하락한 3.471%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EU)의 비판에도 재정적자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충돌 우려가 여전해 장 초반보다는 국채수익률 낙폭이 줄었다.

이번 달 초 가파르게 치솟던 국채수익률은 최근 안정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뚜렷한 촉매가 없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1~3.2%에서 움직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미국 금리 전략가는 "현 수준에서 일종의 금리 수렴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달 들어 최악의 투매가 일단 끝나자 투자자들은 좀 더 시장에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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