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통계청, 6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기자]
통계청이 어제 6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물가지수가 111.12로 집계됐는데 1년 전 수치와 비교해보면 상승률은 2.7%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약 21개월 만입니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2월부터 꾸준히 둔화세를 지속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한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지난 5월까지는 3%대였지만 지난달 2.3%로 떨어졌습니다. 생활물가가 2%대로 둔화한 것은 약 27개월 만입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1% 올라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 만의 최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전달에 비해 소폭 내렸습니다.


[앵커]
Q. 물가 상승률 둔화 배경은?
[기자]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 컸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1년 새 역대 최대 폭인 25.4% 내렸습니다. 석유류 홀로 물가 상승률을 1.5%p가량 떨어뜨렸다고 분석됩니다. 석유류 가격이 내려가는 사이 다른 품목 가격은 오히려 상당수 올랐습니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전기요금 인상 등 상승 요인 때문에 1년 전보다 26%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최근 라면 출고 가격 인하 등 물가 하방 요인이 있었지만 아직 반영이 안 됐다는 점에서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석유류 가격 하락 덕분에 수입액이 줄면서 지난달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더해 그간 물가를 이야기할 때마다 문제로 지목된 서비스 부문 물가 상승률까지 둔화하면서 소비자물가 전반의 상방 압력이 축소했다고 평가됩니다.


[앵커]
Q. 향후 물가 안정세 계속되나?
[기자]
통계청은 7월까지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워낙 가팔랐던 만큼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물가 상승률 둔화 정도가 다시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이 물가에 상방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경기가 악화하는 경우에는 물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도 어제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예상한 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했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께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근원물가에 대해서도 현재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앞서 제시한 전망 경로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한국은행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3.3%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앵커]
Q. 물가상승 둔화,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
[기자]
이달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주요 근거입니다. 제조업 물가와 달리 상승세를 보이던 서비스 물가가 내려옴에 따라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한층 강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보다 현재 기준금리인 3.50%를 연내 최종 금리로 보는 시각이 강화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론까지 다시 힘을 받는 분위깁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노무라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 4분기 이르면 10월부터 한국 기준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습니다. 이러한 낙관론의 배경에는 신흥국들이 선진국보다 먼저 물가 상승 고점을 찍었고 기준금리도 최종으로 볼 만한 수준에 먼저 도달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IB들은 근원물가에도 주목했습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해 10월 3% 밑으로 내려가면서 4분기 금리 인하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Q. 한은 정책 선회 가능성 관련 반론은?
[기자]
국내외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근원물가 상승세가 아직 견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계감을 늦추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이 신흥국 국채에 투자하라고 제언한 데 대해서 모건스탠리는 아직 신흥국들의 금리 인하 시점이 아니라고 경고하면서 신흥국 투자를 결정할 때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의 논리와는 반대로 모건스탠리는 신흥국들 정책이 미 연준(연방준비제도)과 별개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한은 총재는 물가 여건 등을 보면 아직 추가 정책 대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는 했지만 미 연준 행보와 국내 가계부채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긴장감이 여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Q. 미 연준 7월 기준금리 결정 관측?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현지 시간으로 25~26일 이틀에 걸쳐 열립니다. 미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추가 긴축에 대한 여지를 남겼는데 이번 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는 모습입니다. 이후로도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강화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고 확신했던 만큼 분위기가 급반전됐는데 이를 반영하듯 채권 시장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미국과 디커플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물가와 싸우고 있는 영국은 지난달 빅스텝(한 번에 0.50%p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같은 달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p 금리인상)에 나섰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7월에도 추가 인상이 유력합니다. 반면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리던 호주중앙은행은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경기 부양에 나선 중국과 성장을 끌어올리고 있는 베트남은 지난달 오히려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정도 등 자국 내 상황에 따라 정책이 차별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도 다음 주 열릴 금통위 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내릴지 경우의 수가 복잡해졌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이민재 기자)

mjlee@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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