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비축유 방출 가능성과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예외 적용에 대한 기대 등으로 급락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95달러(4.2%) 폭락한 68.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저치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주시했다. 미국이 이란 경제 제재 이후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예외조치의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은 미정부가 산유국에 대한 증산 요구 등에도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비축유를 전 세계적으로 방출하는 것과 같은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달 한 사적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비축유의 방출이 유효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은 IEA 대변인이 저녁 식사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시장의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데 필요하다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비축유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유가가 장 초반부터 꾸준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이후에도 일부 수입국이나 기업은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은 유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므누신 장관은 "이란산 원유 구매가 제로(0)가 되길 원하지만, 누군가 이를 곧바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우리는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란 원유 제재에 대한 예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러시아 등 산유국도 유가 안정을 위한 증산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100만 배럴 이상의 증산이 필요할 경우에도 (산유국은) 신속하게 합의해 빠르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미국 내 주요 7개 셰일 유전의 산유량이 8월 하루평균 747만 배럴로 7월보다 14만3천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본격화하면서 유가의 하락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시장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비축유가 방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방어적인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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