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관리공단 자산운용의 총책임자로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홍완선 국민민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연봉이 3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CIO의 연봉은 2억8천32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국민연금 CIO의 평균 연봉은 2억7천127만원으로, 해당 기간 중 2억6천90만원에서 2억8천320만원으로 2천230만원 올랐다.

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올해 8월 기준 7천721만원, 최근 4년 평균 연봉은 7천4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단 소속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인 5천735만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기금운용본부 소속 인력 중 올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직원은 27명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국민의 노후 복지 증진이라는 공적 사명을 가진 국민연금 CIO와 운용역들이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민연금 CIO에게 대통령과 장관은 물론 국민연금 이사장보다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올해 대통령의 연봉은 2억504만원, 장관급 인사의 연봉은 1억1천689만원, 국민연금 이사장의 연봉은 1억4천720만원이다.

이노근 의원은 "본부장 연봉이 대통령과 장관보다 높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신이 숨긴 직장"이라며 "작년 결산 기준으로 부채가 1조135억7천600만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를 살찌우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수 운용역이 국민연금에서 운용기법을 익히고 시장에 나가 높은 몸값을 받는 꿈을 꾸고 있다"며 "금전적인 보상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다른 길이 있는 만큼 국민연금 운용역들이 적어도 공적인 영역에 있을 때만큼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쪽에선 그러나 국민연금 CIO와 일선 운용역들의 연봉이 민간 자금운용사 직원들의 연봉을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우수 인력을 유치하려면 오히려 연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타워스왓슨에 따르면 국민연금 CIO의 연봉은 민간 자산운용사 CIO 상위 50% 연봉의 84.7%, 상위 25% 연봉의 60.0%, 상위 10% 연봉의 34.9%에 불과하다.

해외 주요 연기금 CIO의 연봉과 비교할 때는 최대 10배가량 격차가 난다.

지난해 국민연금 CIO의 연봉은 2억7천280만원으로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CIO의 연봉 21억4천200만원,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APG) CIO의 연봉 9억1천600만원, 노르웨이투자관리청(NBIM) CIO의 연봉 6억4천600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장과 팀장, 선임, 책임, 전임 등 실무 운용역들의 연봉도 민간 자산운용사의 비슷한 직급 직원 상위 50%의 연봉을 대부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투자와 투자다변화가 추진되고 있어 전문인력 유치를 위한 보수 수준 혁신이 요구된다"며 "필요하다면 국민연금의 공사화 개편을 통해 보수 결정의 자율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내년에 전주로 이전하게 된다"며 "국민연금 운용역들에게 '무조건 국가를 위해 헌신하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길이 진정으로 국민의 노후 복지를 증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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