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4조2천670억으로 최고…LGㆍ롯데ㆍ현대차 순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올해 10대 그룹의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상반기에 몰아서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그룹별로는 SK그룹이 최대 발행회사로, '빅이슈어'의 면모를 보였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10대 그룹은 올해 상반기 공모와 사모를 모두 합해 14조9천3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회사채시장의 상반기 수급 상황이 좋았다"며 "신용스프레드의 축소와 하반기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필요한 자금은 상반기에 미리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시장의 '빅이슈어'인 SK그룹이 회사채로 자금을 선(先) 조달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SK그룹은 이 기간 4조2천67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5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차환이 필요한 회사채 규모(2조780억원)의 2배를 넘는다. 2조원이 넘는 운영ㆍ투자용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한 셈이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9천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지주회사 SK(6천400억원)와 SK에너지ㆍSK인천석유화학(5천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LG그룹(3조4천500억원)이 SK그룹의 뒤를 이은 2위였다. 역시 투자용 자금 조달이 주를 이뤘다.

LG화학은 이 기간 회사채로 끌어모은 1조원 가운데 9천700억원은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차환용은 300억원에 그친다.

LG전자도 지난 5월 발행한 회사채(3천500억원) 가운데 2천100억원을 운영용 자금으로 활용했다.

롯데그룹의 회사채 물량은 2조3천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0% 정도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면서 '평판 리스크'에 직면해 회사채 시장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수요예측을 따로 하지 않는 기업어음(CP)으로 눈길을 돌렸다. 주력 계열사인 호텔롯데가 이 기간 8천800억원에 달하는 CP로 자금을 조달한 게 대표적이다.

회사채 발행 증가율로는 포스코가 최고였다.

포스코대우(2천억원)와 포스코건설(1천800억원)을 계열사로 둔 포스코그룹은 총 3천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전년보다 무려 322%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차입금을 늘리지 않으려는 그룹의 정책 때문에 나타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포스코가 오는 7월 최대 5천억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포스코그룹의 회사채 발행 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회사채 상위권에 포진했던 GS그룹은 대폭 감소했다.

GS그룹은 2천6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전년(9천400억원)과 비교하면 감소율이 72%에 이른다.

GS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GS건설과 GS칼텍스가 업황 호조에 따라 곳간이 넉넉해진 덕으로 추정된다. GS건설과 GS칼텍스의 지난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조7천억원, 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GS에너지는 이달 1천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발행한 1천900억원에 불과했다.

주로 회사채를 찾던 화학계열사가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팔리면서 회사채에 대한 니즈가 감소한 탓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이 이어지며 증액을 결정한 경우가 많았다"며 "하반기 공급물량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여 전반적으로 수요 우위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h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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