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 자동차에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한국은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호텔 5층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232조 자동차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독일, 멕시코, 4개 나라가 대미 무역 흑자 폭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한국은 2017년에 흑자 폭이 대폭 줄었고, 특히 올해 2018년 상반기에는 25%나 흑자 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의 절반 이상, 구체적으로는 51%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다"며 "현지에서 51%가 생산되는 데 따라 미국 노동자들의 고용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32조에서 한국은 면제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말씀을 고려해서 검토해 보라"고 정상회담 배석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양 정상은 정상회담 종료 후 이번에 양국 통상 장관 간에 서명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이 포괄적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평가했다"며 "개정된 협정이 조속히 발효되도록 필요한 조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미 간 강력하고 호혜적인 경제 통상 협력 관계가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일정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직접 재확인했으며, 본인이 15만 평양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함으로써 공식화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양 정상은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김 위원장이 내린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계속 견인해 나가기 위해 미국 쪽의 상응 조치를 포함한 협조 방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정상은 대북 제재를 계속해 나가는 한편, 북한이 비핵화를 이룰 경우 얻을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지속해서 견인하는 방안들에 대해서도 계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양 정상이 언급한 '밝은 미래'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경우 새롭게 바뀐 미국과 북한의 관계 속에서 경제 발전과 같은 여러 가지 밝은 미래를 보장하고, 그럼으로써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또 "북미 정상회담 이후 순항하던 북미회담이 상당 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을 문 대통령이 평양에 다녀오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함으로써 북미 관계가 새롭게 동력을 얻는 의미에서 이번 회담이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회담"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대북 제재와 관련해 양 정상이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으며, 남북이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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